직장인의 꿈 '억대 연봉' 대기업 그만두고 공무원 하겠다는 남편

많은 직장인들은 '연봉 1억'을 꿈꾸고 있습니다.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직장인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3.7%가 '세전 기준 1억 원대 이상 연봉을 꿈꾼다'라고 답했죠. 이들 중 34.6%는 퇴직 전 억대 연봉을 달성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억대 연봉만 되면 지금보다 여유롭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거라 믿고 있는 직장인들. 그러나 실제로 억대 연봉을 받고 있는 한 직장인은 '차라리 공무원을 하고 싶다'며 퇴직을 강렬하게 희망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과연 어떤 사연일지 함께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1. 연봉 1억 받지만 현실은 시궁창

여성 사연자 A씨의 남편은 1년에 원천징수를 기준으로 1억 원이 넘는 돈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남편은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번아웃이 왔다고 하는데요. 이에 현재는 병가를 내고 쉬고 있는 중이라고 하네요. 문제는 남편이 회사를 그만두고 공무원 시험을 보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A씨는 이런 남편의 선택을 반대하고 있다고 하네요.

 

2. 수입 75% 삭감 무릅쓰고 공무원 하고 싶다는 남편

A씨가 남편의 퇴사를 반대하는 것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돈'이었습니다. 남편이 공무원이 된다면 연봉이 확 줄어들게 되는데요. 공무원이 된다면 수입이 3분의 1, 혹은 4분의 1로 줄어들기에 남편의 선택을 응원해줄 수만은 없었습니다.

줄어드는 연봉만큼 남편이 편하게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았습니다. A씨의 생각에 남편은 지금까지 절대 갑의 위치에서 일을 해왔다고 하는데요. 이에 을의 입장에서 일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알지 못한다고 하네요. 또한 요즘은 공무원도 야근을 많이 하고 있기에 대기업과 근무 시간이 그리 많이 차이 나지는 않을 것 같았습니다.

 

3. '대기업보단 공무원이 쉬워'

그러나 남편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수입이 적어지는 대신 일적으로 여유가 생기고, 공무원은 회사처럼 전쟁터 나가듯 쫓겨 일하지 않을 것 같았죠. 또한 회사 다니기 전 아르바이트 등을 통해 진상 고객들을 많이 겪어봤기에 민원 처리 상의 힘든 점도 감내할 수 있다는 것이었죠. 또한 현재 회사에서는 야근이 과도하지만 공무원이 되면 회사만큼은 야근을 안 할 것이라는 것도 계산상에 있었습니다.

A씨는 수입이 줄어드는 것이 가장 아쉬웠습니다. 그러나 남편은 본인이 투자를 잘해서 번 돈이 많으니 그걸로 됐다며 돈을 적게 벌어도 스트레스를 덜 받고 싶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실제로 남편은 아파트 투자를 통해 10억 원 정도를 벌었다고 하네요. 그러나 A씨는 수입이 줄어든다고 해서 일이 덜 힘들지 않으니 연봉 1억의 대기업을 계속 다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4. 무시할 수 없는 '번아웃 증후군'

실제로 많은 직장인들은 A씨의 남편처럼 번아웃을 겪고 있습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직장인 7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절반 이상의 응답자가 최근 1년간 번아웃 증후군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죠. 그렇다면 이들이 번아웃 증후군을 경험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요? 이 질문에 대한 1위 답변은 바로 '직무, 진로에 대한 회의감' 때문이었습니다. 2위 답변은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19 상황'이었는데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부정적인 상황이 지속되며 무력함을 느끼고 있다고 하네요. 3위 답변은 A씨의 상황과 마찬가지로 일과 삶의 불균형이었습니다. 일에 너무 몰두하다 개인적인 삶을 잃어버린 것이죠.

그렇다면 과연 A씨가 공무원이 되면 번아웃 증후군을 이겨낼 수 있을까요? 물론 이는 A씨의 성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사실상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행안위 박완주 국회의원이 공무원연금공단으로부터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재직한 지 5년도 안돼 퇴직금을 수령한 사람은 최근 5년간 28,934명으로 전체 퇴직자의 14.9%에 달했습니다. 특히 2019년의 경우 5년 미만 퇴직자는 6,6664명으로 2018년과 비교해 994명이나 늘었습니다. 더욱이 재직기간 1년 미만의 공무원은 1,769명(26.5%)에 달해 '공무원은 안정적이고 편안한 직장'이라는 이미지가 퇴색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5. 공무원의 악몽 '악성 민원'

그렇다면 이들이 퇴직을 고려할 만큼 어려운 점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악성 민원도 그중의 하나입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전화나 방문 민원에서 발생하는 폭언과 욕설, 협박, 폭행, 심지어 성희롱 등의 위법행위가 해마다 늘고 있다고 합니다. 2018년에는 3만 4,484건, 2019년에는 3만 8,054건, 2020년에는 4만 6,079건이 신고된 것이었습니다.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0.3%가 악성 민원에 시달린 경험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6. 직장인보다 공무원 노동강도가 더 세다?

공무원이 되면 야근을 많이 하지 않는다는 A씨. 과연 그 말도 사실일까요? 통계에 따르면 제시간에 퇴근하는 공무원은 24.4%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주 52시간 근무제를 지키려면 하루 3시간 이상 야근은 금지이지만 이를 지키지 못하는 공무원이 더 많은 것이죠. 취업포털 잡코리아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들 중 41.90%가 야근을 거의 하지 않는다고 답한 반면 지방직 공무원의 경우 이 답변을 내놓은 비율은 17.28%였습니다. 수치만 놓고 보면 직장인에 비해 공무원의 노동 강도가 더 센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주 52시간 근무제를 지키지 못하는 공무원들도 많습니다. 공무원들은 '근로기준법'이 아닌 '공무원법'을 따르기에 주 52시간 근무제를 지키지 않는다고 해서 누군가 처벌을 받는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대통령령인 현행 공무원 복무규정에는 '공무원의 1주간 근무시간은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40시간으로 하며 토요일은 휴무함을 원칙으로 한다'라고 정해져 있을 뿐 상한선은 없습니다. 매일 3시간씩 초과 근무를 한다면 주당 근무시간은 55시간이 됩니다. 실제로 전체 공무원의 15.39%가 주 52시간 이상 일하고 있습니다.

 

7. 네티즌들 "배우자는 '노동력' 아닌 '배우자'"

그렇다면 A씨의 남편의 퇴직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무엇일까요? ''배우자를 보는 시각이 아니고 경제적인 관점에서 노동력으로 바라보는 듯' '돈 보고 결혼했나.. 극심한 스트레스, 번아웃, 병가... 본인이 써놓고 감이 안 오는 건가'라며 사연자를 질타했습니다. 반면 아내와 같은 의견으로 남편의 대기업 퇴직을 말리는 네티즌들도 있었는데요. '지금 상황을 벗어나면 뭔가 달라질 거라는 환상 속에 살지만 세상은 그리 녹록지 않아요' '공무원 합격할 거란 보장은 있나요?' '대기업 다니다 중앙부처 다니는 사람 여럿 봤는데 만족도 낮아요' '워라밸 보장될 거라 생각해서 공무원 하는 사람들 엄청 힘들어합니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연봉 1억 원 받는 대기업에 다니다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겠다는 남편. 과연 공무원이 되면 이 모든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A씨는 남편의 선택을 응원해줘야 하는 걸까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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