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이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아마 '철밥통'이라는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오르지 않을까 싶네요. 일단 공무원에 합격만 했다 하면 먹고사는 건 걱정이 없다는 뜻인데요. 이에 많은 사람들이 공무원이 되기를 희망하며 공무원 시험 준비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공무원이 된 이후에도 직무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여성의 사연이 알려지며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이 여성 사연자는 심지어 극단적인 생각까지 할 정도로 출근하는 것이 너무나 버겁다고 하는데요. 과연 어떤 사연일지 함께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여성 사연자 A씨는 결혼한 지 1년 반 정도 되었으며 현재 맞벌이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A씨는 사회복지직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는데요. 직렬의 특성상 사람을 대하는 민원 업무를 해야 하며 특히 민원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가슴에 한과 울분이 쌓여 있거나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기에 일은 더욱 힘들었습니다.
먼저 불우이웃 돕기를 하기 위해 들어온 김치나 라면 박스가 들어오면 새벽까지 야근을 하며 이를 나눠줄 기초수급자 명단을 작성합니다. 이후 물건을 다 돌리고 나면 물건을 받지 못한 사람들에게서 항의와 욕 전화가 쏟아졌죠. 기초연금을 신청하러 오시는 노인분들은 귀가 잘 들리지 않기에 목이 쉬도록 큰 소리로 말을 해야 하죠. 심지어 노인에게 서류를 작성하게 한다고 마구 화를 내는 민원인들도 있었습니다. 간단한 서류로 A씨가 모든 것을 알려줘도 '뭐가 이렇게 복잡하냐'며 '다 집어치우라'며 진상을 부리는 민원이도 있었습니다.
뒤늦게 어린이집 보육료 지원 전환하러 온 아이 엄마, 활동 지원 제도를 신청하러 온 장애인 들은 자신이 몰라서 늦게 신청한 걸 공무원의 탓으로 돌립니다. 왜 안내를 안 해줬냐는 것이죠. 보육료 지원은 어린이집 OT에서도, 아이 출생 신고할 때 동사무소에서도 안내를 해주고 장애인 등록한 분께는 각종 혜택이 적힌 안내 책자도 배부하지만 민원인들은 이런 건 기억도 하지 못하죠. 기초연금 지급이 중지된 민원인은 '너 거기 앉아서 대체 뭐 하는 거냐' '나라가 미쳐 돌아가니 공무원들도 정신이 빠져 미쳤다'라며 욕을 하고 책상을 쾅쾅 치며 잡아먹을 듯 욕을 퍼부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월급은 세후 210만 원으로 적고, 책임은 크고, 민원은 드세고, 보람은 없는 일에 점점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이에 A씨는 불안장애와 극도의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하네요. 불안장애로 손톱이 반토막이 나도록 하루 종일 쥐어뜯고, 하루에 단 한 번도 극단적인 생각을 하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물론 야근과 주말 특근이 잦은 남편을 보며 '견디면 나아지겠지' '맞벌이해서 집 사야지'라는 생각으로 견뎠지만 아무리 견뎌도 하루하루가 너무 벅찼습니다.
A씨는 사람에 너무 질린 나머지 사람을 상대하는 업무를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에 차라리 공장에서 핸드폰을 조립하거나 식당에서 설거지를 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A씨가 공장일이나 식당 설거지를 우습게 보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알바몬이나 벼룩시장 등을 보니 지금처럼 220만 원씩 받는 곳을 가려면 12시간씩 일하고, 한 달에 4~5일 쉬는 곳을 찾아야 하는데 그러면 몸이 많이 축나겠지만 정신적으로 힘든 것보다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박완수 의원은 관공서 민원담당 공무운에 대한 민원인 위법 행위가 최근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2018년 1만 8,525건이었던 민원인 위법 행위는 2020년 2만 6,086건으로 크게 는 것이죠. 기물 파손의 경우 2018년 19건에서 지난해 57건으로 3배나 급증했고, 폭행도 2019년 40건에서 지난해 81건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죠. 폭언과 욕설의 경우 2018년 1만 4,960건에서 2019년 2만 1,809건, 지난해 1만 8,564건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보고되지 않은 민원인 위법행위를 모두 더하면 이 수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공무원 노조 강북지부가 구청 직원 51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이런 공무원들의 고민이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응답자의 65%는 최근 1년 동안 악성민원인으로 인해 고통과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답한 것이었죠. 직원들은 민원인 응대 시 가장 힘든 점으로 45%가 '법률 등 규정상 안 되는 상황을 처리해 달라는 끊임없는 요구'를 꼽았습니다. 이어 36%는 '욕설과 반말 등 민원인의 무례한 태도' 10%는 '대화 및 의사소통의 어려움' 등을 뽑았습니다. A씨는 이 세 가지 힘든 점을 모두 매일 겪고 있었던 것이죠.
실제로 사회복지직은 일반행정직에 비해 경쟁률이 많이 낮습니다. 물론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소지해야 시험 응시 자격이 주어지기에 경쟁률이 낮은 것일 수도 있지만 민원인들을 상대해야 하는 업무의 특성상 업무 강도가 높은 것도 이유 중의 하나로 꼽히고 있죠. 이에 사회복지 공무원으로서 사명감이 있는 것이 아닌 이상 합격해도 업무 만족도가 많이 떨어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A씨의 고민에 대한 네티즌 의견은 무엇일까요? '사회복지직렬은 진짜 인정합니다. 현직자가 푼돈 받고 정신병 걸리기 좋은 직업이라고 표현하더라고요' '저러고 어떻게 사나요.. 공무원이고 뭐고 본인이 살아야죠' '진짜 극한직업이에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