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연봉 받는 5대 로펌 박차고 나온 변호사들이 상대적 박봉에도 향하는 곳은?

연봉 높은 직업 순위에서 빠지지 않는 직업이 있습니다. 바로 변호사입니다. 변호사는 우리나라 대표 전문직 중의 하나인데요. 그중에서도 우리나라 5대 로펌이라 불리는 김앤장, 태평양, 광장, 화우 등은 높은 연봉으로 인해 많은 법조인들이 가고 싶어 하는 곳입니다. 실제로 최근 몇 년 사법연수원 수료 당시 대법원장상 등 우수상을 받은 법조인들의 진로를 분석한 결과 대형 로펌으로 진출하는 수료생들이 점점 늘고 있었는데요. 지난 2019년의 경우 우수상을 받은 10명 중 1, 2등을 포함한 세 명이 법무법인 김앤장에 지원하며 놀라움을 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1, 2년 사이에 이런 분위기가 점차 바뀌고 있습니다. 대형 로펌보다는 '판사 쏠림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수치로도 확인되고 있는데요. 지난 2017년에서 2019년까지 168명, 119명, 186명에 불과하던 판사 시험 지원자 수는 2020년 383명, 올해는 515명으로 훌쩍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국내 대형 로펌 변호사들도 대거 판사로 이직했습니다. 올해 김앤장 소속 변호사 20명이 판사 시험에 합격했으며 세종은 12명, 태평양에서는 5명, 율촌에서는 5명, 화우에서는 5명, 광장에서는 3명이 판사 시험에 합격했는데요. 올해 판사 시험 합격자 중 31%가 5대 로펌 변호사 출신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억대 연봉을 마다하고 연봉이 깎이면서까지 판사로 방향을 튼 것일까요?

첫 번째 이유는 바로 '자율성'입니다. 대형 로펌에서 일하면 사실상 워라밸이 보장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대한변호사협회에서는 '대형 로펌은 고용변호사의 근무환경을 개선하라'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는데요. 그만큼 이들의 노동 시간은 살인적인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형 로펌 변호사들은 낮에는 재판을 다니고 밤에는 서면 업무를 하느라 식사를 거르고 제대로 잠도 자지 못하는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죠.

특히 변호사 시장이 어려워지면 어려워질수록 이 업계도 무한 경쟁 체제에 돌입하게 됩니다. 이에 일상을 포기한 채 일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 것입니다. 보통 대형 로펌에 근무하는 변호사는 고용 변호사와 파트너 변호사로 나누어지는데요. 일반적으로 한 명의 파트너 변호사가 세 명 정도의 고용 변호사를 두고 팀을 이뤄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안에서 고용 변호사들은 생존 경쟁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를 악 물고 버틴다고 해서 모두 파트너 변호사가 될 수 있는 것도 아니기에 더욱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판사가 된다면 워라밸은 다소 챙길 수 있다는 반응입니다. 자신의 의지에 따라 재판 결론 일정을 정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죠. 특히 김명수 대법원장의 취임 이후 시작된 사법적폐수사에서 100명이 넘는 판사가 직권남용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되면서 요즘 법원에서는 사실상 지시나 감독 자체가 거의 사라졌다고 말하는 판사들도 많이 있습니다.

지난 2020년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 제도가 폐지된 것도 판사 쏠림 현상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종전 법원조직법은 고등법원 재판부에 부장판사 직급을 두고 부장판사만이 재판장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있었습니다. 이에 지방법원 부장판사 가운데 소수의 법관만이 고등법원 부장판사로 승진했고, 이에 대법원장들에게 판사들이 예속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을 받아왔죠. 그러나 법원조직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며 고등법원 부장판사 직급이 삭제되었으며, '부의 구성원 중 1인'이 재판장을 맡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즉, 부장판사, 배석판사로 이뤄진 재판부가 아닌 대등한 경력의 판사들로 재판부의 구성이 가능해진 것입니다. 판사들의 입장에서는 승진도 없는데 굳이 몸을 상해가며 일할 이유가 없어진 것이죠.

판사를 거쳐 다시 변호사로 나오면 몸값이 뛴다는 점도 판사 쏠림 현상의 이유 중 하나입니다. 실제로 변호사를 선임하는 사람들은 판사 출신 변호사를 선호하고 있는데요. 경험이나 판례 관련 지식 등이 더 풍부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특히 아직까지도 전관예우가 있다는 판단으로 이런 선호도가 생기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2018년 대법원 산하 '국민과 함께하는 사법발전위원회'의 연구에 따르면 판금사들 스스로가 '법원 재판과 검찰 수사 등에서 전관예우가 존재한다'라고 인정하고 있는데요. 전관예우 가능성을 완강히 부인해온 판사들조차 4명에 1명꼴로 전관 변호사 특혜가 존재한다고 답했습니다. 이에 판사 출신 변호사들의 승률은 높아지고, 사람들이 이들을 선호하며 몸값이 뛰게 되는 것이죠.

워라밸은 기본, 승진에 대한 압박감 또한 없으며 판사 경력으로 인해 몸값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거라는 판단으로 많은 대형 로펌 출신 변호사들이 판사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는데요. 2020년, 2021년 이어진 이런 트렌드는 내년, 내후년에도 이어질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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